[중앙일보] 꿈머굼별머굼 마을 - 백마마을 1단지

휴지 줍고 이웃 챙기고…우리 동네 가꾸기, 너 나 없죠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0-06-22 01:15

[중앙일보 송정 기자]

고 양시에 자원봉사 마을인 ‘꿈머굼 별머굼 마을’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2년 만에 23곳이나 생겼고, 대기 중인 마을만 5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 마을’을 위해 쓰레기를 줍고 화단을 청소하는 일을 통해 이웃과의 소통과 진정한 의미의 봉사를 배워가고 있다. 23곳의 ‘꿈머굼 별머굼 마을’ 가운데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백마 1단지를 찾았다.

주민참여 봉사 ‘꿈머굼 별머굼 마을’

매 월 둘째·넷째주 토요일 아침이면 백마1단지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은 10대 학생에서 50대 주부까지 빨간 조끼를 입은 주민 20여 명으로 들썩인다. 삼삼오오 모여 안부를 묻는 것도 잠시 뿐. 집게와 봉지를 들고 부녀회장을 따라 나선다. 걸음을 옮기면서도 시선은 바닥을 주시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늘어난 아이스크림 봉지부터 휴지 등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다. 아파트 구석구석을 지나 백마공원을 한 바퀴 다 돌고 나서야 이날의 봉사도 끝이 났다. 이들은 모두 백마1단지 ‘꿈머굼 별머굼 마을’ 회원들이다. 현재 48명의 주민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백마마을1단지가 ‘꿈머굼 별머굼 마을’로 탈바꿈한 것은 지난해 9월. 마을을 위한 봉사활동을 고민하던 부녀회가 ‘꿈머굼 별머굼 마을 만들기’ 사업을 접하게 됐고,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을 모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아파트 단지와 공원·주변 버스정류장 청소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1월 폭설이 내렸을 때에는 꽁꽁 언 눈을 치우기도 했다. 부녀회장인 황정희(51)씨는 “우리 아파트를 깨끗하게 하는 모든 일들이 우리 몫”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운 이웃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지난 봄에는 마을 근처 장애인 자활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자활 시설 방문을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로 꼽은 남웅식(14·정발중2)군은 “한글 학습지를 가지고 가서 형·누나들과 함께 공부했다”고 회상했다. 남군은 또 “초등학교때부터 꾸준히 봉사를 해왔지만 우리 마을을 위한 일이어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 뿌듯하다”며 웃었다.

이혜진(14·백마중2)양은 “평소 방법을 몰라 봉사활동을 하지 못했는데, 꿈머굼 별머굼 마을이 되면서 멀리 가지 않고도 봉사 활동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양처럼 봉사활동을 어렵게 생각하던 사람들도 쉽고 편하게 봉사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꿈머굼 별머굼 마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가 함께 하는 ‘마을’

봉사가 계속되면서 마을 주민들의 생각도 바뀌기 시작했다. 아파트를 내가, 그리고 우리가 사는 마을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황씨는 “예전에는 아파트 단지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쳤는데, 이제는 얼른 줍게 된다”고 말했다. 한승훈(17·고양외고2)군은 “봉사를 하면서 한 사람이 쓰레기를 버리는 데는 2초도 안 걸리지만, 그 쓰레기를 다 줍는데는 8시간도 부족하다는것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마 을 주민들의 변화는 이뿐이 아니다. 우리 옆 동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던 주민들은 봉사를 하며 친분을 쌓았다. 자원봉사를 통해 이웃간의 정이 돈독해진 것이다. 실제로 주민들은 봉사활동 내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고양시종합 자원봉사센터 조영곤 기획과장은 “고양시의 특징 중 하나가 아파트가 많은 것”이라며 “이 아파트들이 모두 꿈머굼 별머굼 마을이 되고, 이들이 모여 고양시를 하나의 커다란 자원봉사 마을로 만드는 것이 최종 계획”이라고 밝혔다.

꿈머굼 별머굼 마을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 20명 이상이 모여 부녀회나 동대표·노인회·관리사무소 등의 지도 인력을 확보한 뒤 봉사활동 계획서를 작성해 고양시종합자원봉사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매월 놀토를 이용해 활동하며, 아파트 주변 도로 정화·경로당 청소·꽃길 및 화단 만들기·나눔 장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 문의=031-906-1365

[사진설명] 백마1단지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꿈머굼 별머굼 마을’ 회원들이 아파트 옆 공원을 청소하고 있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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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nate.com/view/20100622n00900